온라인 개인전

발행일 2016.9.13

''바람 아래 풍류(風流)"

  • Wix Facebook page
  • Wix Twitter page
  • Wix Google+ page
Go Archive
이진이

사람은 늘 자연에 가고 싶어 한다. 그러나 속세를 떠나기란 예나 지금이나 쉽지 않다. 과거 아쉬운 마음을 위로하던 것이 산수화였다. 현재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지역 간의 이동이 용이해졌다. 그러나 사람들은 휴식에 대한 높은 기대치와 시간에 쫓기는 일상으로 인해 쉽게 떠나지 못한다. 전통 산수화가 유람의 어려움으로 등장한 것처럼, 나는 고단한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여유를 주고자 그림을 그린다. 전통적인 산수화의 감상 목적을 계승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동양의 산수화 감상법은 ‘와유(臥遊)’다. 누워서 노닌다는 뜻이다. 이는 장자의 ‘소요유(逍遙遊)’와 상통한다. 시공간을 초월하며 즐기는 정신적 자유, 소요유. 즉 소요유를 지향하는 게 와유다. 나는 와유의 개념을 ‘대리여행’으로 이루고자 정기적으로 여행을 다니고, 텍스트 기록을 남긴다. 목적지는 문학관(또는 미술관)이 있는 지역이며, 문학관(또는 미술관)을 제외한 일정은 정하지 않는다. 글은 특정한 다수에게 읽히고, 그들은 매체를 통해 와유한다. ‘풍류(風柳)’ 작업은 글로 묘사하던 와유의 감흥을 회화로 표현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하였다. 

  나는 버드나무 속 쉼터를 그린다. 예부터 버드나무는 풍류를 위한 나무였다. 한적한 버드나무 풍경을 통해 시간, 장소, 계절에 상관없는, 관람객 스스로의 은신처로 들어가는 통로를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압도적인 크기로 공간을 그림으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실제 버들 옆을 거니는 듯 착각을 준다. 관객은 작품 속에 자유롭게 머물며 따뜻한 생명의 기운을 느끼고, 나아가 지친 내면을 치유 받을 수 있다. 

  공간은 이상적이다. 버드나무가 실제로 심어진 공간에서 느낀 분위기와 감정을 그리기 때문이다. 존재하는 공간임에도 구체적인 형태가 사라지고, 순간의 감상만이 남아있다. 공간의 연출은 작은 부분으로 시작하여 전체를 이룬다. 표현은 종이테이프(마스킹테이프)를 버드나무 형상으로 붙였다 떼어내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서정적인 작업을 위해서는 우연의 효과가 필요하다고 느꼈기에, 그리지 않고 자연스레 발현되기를 바랐다. 종이테이프를 얇게 잘라 가지를 만들고, 넓은 면적을 찢어 나뭇잎을 만든다. 마스킹 작업이 끝나면 먹과 봉채 등 전통재료를 사용하여 나머지의 화면을 채운다. 마지막으로 종이테이프를 떼어낸다. 그렇게 하나의 이파리와 가는 줄기가 모아져 한 줄의 풍성한 버들가지가 되고, 그 버들가지가 모여 온전한 형태의 버드나무를 만든다. 

  버드나무는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린다. 풍류(風柳 바람버들)다. ∙바람(風) 아래 버들(柳)을 바라보며 풍류(風流)하는 맛도 나쁘지 않을 터이다. (∙김주영, 『객주』 인용)

(이 진 이 / 작가노트 중)

  이진이, [ 풍류(風柳)가 있는 집 Ⅰ ], 2016    
  장지에 수묵채색, 160 x 130 cm    
  이진이, [ 풍류(風柳)가 있는 집 II ], 2016    
  장지에 수묵채색, 160 x 130 cm    
  이진이, [ 풍류(風柳)_빈 방 ], 2016    
  장지에 수묵채색, 117 x 91 cm    
  이진이, [ 풍류(風柳)_야영장 ], 2016    
  장지에 수묵채색, 117 x 91 cm    
  이진이, [ 바람버들(風柳) ], 2015    
  디지털프린트, 31 x 14 cm    
  이진이, [ 바람버들 I (風柳 I) ], 2015    
  장지에 먹, 192 x 520 cm    
  이진이, [ 바람버들 I (風柳 I) ], 2015    
  장지에 먹, 192 x 520 cm, 부분   
  이진이, [ 바람버들 II (風柳 II) ], 2015    
  장지에 먹, 50 x 125 cm    
  이진이, [ 밤 버들 ], 2015    
  장지에 수묵채색, 45 x 45(x3) cm    
  이진이, [ 밤 버들_봉평 ], 2014    
  장지에 수묵채색, 160 x 390 cm    
  이진이, [ 빈 자리 ], 2014        
  장지에 채색, 24.2 x 33.3(x3) cm        
  이진이, [ 대리여행_둥지 ], 2014        
  죽지에 채색, 35 x 27.5(x6) cm        
  이진이, [ 옥천_바람버들 ], 2014        
  죽지에 채색        
  이진이, [ 군산_버드나무 ], 2013        
  장지에 먹, 194 x 327.5 cm        
  이진이, [ 남원_버드나무 ], 2013   
  장지에 먹, 194 x 130 cm  

Artist 이 진 이

 

2016 서울대학교 대학원 동양화전공 수료

2014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약력]

 

개인전

2015  <풍류 風柳>, 갤러리 그리다, 서울, 한국

단체전

2016 <앞UP 2015>, 갤러리 그리다, 서울, 한국

         <유용한 풍경>, 스피돔갤러리, 경기도, 한국

2015 <50-106>, 서울대학교 SPACE 599, 서울, 한국

         <Often Studio>, 서울대학교 복합예술연구동, 서울, 한국

2014 <SCOUT>, 갤러리 이마주, 서울, 한국

         <릴레이>, SPACE 50, 서울, 한국

         <도레미파>, 서울대학교 우석홀, 서울, 한국

         <감성의 만남>, 중앙대학교 아트센터, 서울, 한국

수상 

2013 하동철 창작지원상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