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박은경
PARK EUN KYOUNG
서너 평 작업실, 선선한 가을 밤, 창문을 열면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느낄 수 있는 화려한 세상에 나는 섞이지 못한 채, 고립되고 분열된 자아를 바라보기에 바쁘고 조급했었다. 초기의 작업을 할 1990년대에는 졸업을 하고 미술 밖에서 무엇인가를 찾으려고 했었던 시기였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공부하면서 다른 영역에서 나를 찾고자 했지만 결국 바깥에서 서성이다 그림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그림이나 영화, 애니메이션, 그 표현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삶 속에서 나를 존재하게끔 하는 연결고리가 필요한 시절이었다. 결국 “무엇이 아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실존의 문제였다.